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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공부 시작공부/부동산 2022. 5. 2. 20:54반응형
최근 내 자산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는 건 주식시장의 하락이 아니라 엔화의 하락이다.
어차피 우량주 장기투자니 주식이 떨어지는 건 오히려 매수찬스라서 반가운데, 엔화가 역대급으로 하락하는 상황에 치솟은 달러를 차마 살 수가 없는 것이다. 내 가용자산은 100퍼센트 엔화 뿐이다.
이 당혹스러운 시기에, 최근 회사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었다. 너무나 존경하는 상사의 퇴직, 그 상사가 이직한 회사에 전직하려고 했으나 이런저런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그 와중에 살인적인 업무량의 증가. 업무량만 늘은 게 아니라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인 의사소통의 과정이 많이 늘었기에 더더욱 애사심이 사라지고 있었다.
일본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5월 초에 일주일 정도 쉴 수 있는 골든위크가 있다.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나는 골든위크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핑계에 불과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아침 5시~5시 반에는 일어나서 운동과 공부를 한 후에 회사에 출근했던 나는 어느샌가 7시쯤까지 늦잠을 자고 공부는 커녕 야근만 반복하는 노예가 되어있었다. 6개월 연속 월 70시간 이상을 잔업하는 상황이었다.좋아하는 상사가 전직하기 전까지만이라도 함께 더 일하고 싶어서, 이게 마지막이다 라는 심정으로 무리했는데 상사가 그만두고 나서도 가속도가 붙은 달리기는 멈출 수 없었다. 이미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에서 세 네번을 더 쥐어짜내자 자기계발이고 투자고 나발이고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는 지경이 되었다.
특히 너무 힘들게 만든 습관인 아침 기상과 운동 루틴을 잃어갈 판이었다. 골든위크에는 반드시 이 습관을 되찾으리라 명심했다. 스트레스로 퍼부었던 음주도 반드시 그만두리라고 다짐했다.
골든위크 첫날은 여느때처럼 쓰레기같은 하루였다. 늦잠을 잤고, 전날의 숙취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오후 두 시쯤 할 게 없어 심심해서 또 맥주캔을 땄다.
자기계발을 할 땐 일 분 일 초가 소중한데, 회사의 노예로 치열하게 지내다 보면 회사를 벗어나면 할 게 없어서 너무 심심해졌다. 목표마저 잃은 것이다. 회사에선 눈코뜰새없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누워서 의미없는 시간만 흘러보내고 술만 마셨다.
비바람이 불어치는 추운 날이었지만 얇게 걸쳐입고 산책을 나갔다. 원래 비오는 날엔 안나가지만 이 쓰레기같은 자괴감을 떨쳐내고 싶었다. 그리고 어둡고 눅눅해서 생산적인 생각을 할 수 없는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언제나처럼 시청에 가서 이번 골든 위크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적어보았다. 시간별로, 날짜별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해야할지.
결론은 나왔다. 전직을 하자. 죽을만큼 야근하지 않아도 같은 돈을 더 편하게 벌 수 있는 환경으로 전직하자. 그리고 다음 투자처를 찾자. 엔화가 저평가된 지금 내가 투자할 수 있는 곳이라곤 일본시장밖에 보이지 않았다. 현재 현금이 백만엔 정도 남아있고 급여 소득을 벌어들이는 이상 이 금액은 계속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은 아침 5시 반에 힘겹게 일어나 운동과 집안일을 하고, 직무경력서와 이력서를 썼다. 그리고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자 종일 부동산 유튜브와 책을 읽었다.
부동산 투자는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제껏 기피해온 이유는 내가 앞으로 어디에 생활의 터전을 잡을 지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갈 생각도 없었고 한국에 가더라도 직업이 없으니 대출도 안나온다. 일본에서 투자하려면 일본인들보다 안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부동산 공부를 수박 겉핥기처럼 하루 동안 알아본 결과, 내가 앞으로 어디에 살 건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또한, 다른 어려움들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였다.
현재 내가 가진 자산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도 되는 자산규모라는 걸 알게되었고, 외국인이 일본에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다. 가슴이 뛰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을 하려고 한다. 총 도전 기간 10년. 초보 탈출 3년. 일본에서 부동산 투자자가 되겠다. 그리고 그 자세한 경험을 이 블로그에 기록하고자 한다. 내 공부와 미래를 위해, 과거를 되돌아보기 위해.
나는 부린이라는 말도 아까울만큼 가끔 부동산 유튜브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일 뿐이다. 처음엔 한국어 부동산 책을 30권 정도 읽고 부동산이란 무엇인지 대충 느낌을 잡고자 한다. 그 뒤로 일본 부동산 유튜브를 100개 이상 보며 일본 부동산 용어와 업계 분위기에 익숙해질것이다. 그 뒤로는 일본어 부동산 책을 구입해서 그 내용을 열심히 익힐 것이다. 언어장벽이 있고 한국에서의 투자기초도 없는 상황이라 많이 힘들겠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물론 지금은 열정이 타오르지만 일단은 이직해서 개인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먼저다.반응형